까치의 옷 - 방정환

Posted by 팬더삼촌
2017. 4. 17. 17:01 조각모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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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어느 속에 조그만 채가 있고 집에 노파 분이 젖먹  어린아기 하나를 얻어다가 

기르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뒤꼍 안에 올빼미 마리와 까치 마리가 있었는데올빼미와 까치는 서로 매우 

친하게 지내고 주인 노파에게도 친하게 굴었습니다.

하루는 밤에 노파가 마을에 볼일이 있어서 가기는 가야겠는데, 어린애 문에 염려가 되어서, 얼른 가지를 

못하고 주저주저하고 있었습니다.   중에 깊은 속에 아기를 두고 가도 괜찮을까 하고,

한참이나 망설이다 언뜻 생각이 나서뒤꼍에 가서 나무 위에 있는 올빼미와 까치를 보고,

내가  마을에 잠깐 다녀올 것이니, 너희가 동안에 우리 아기를 아다구.

대신 잘만 보아 주면 내가 상으로 옷을 벌씩 만들어 것이니…….” 하였습니다

그러니까그러겠습니다.” 하고 대답하는 듯이 까치는 깍깍 울고,

올빼미는 꾸룩 꾸룩 울었습니다노파는 대답을 듣고 안심하고 마을로 내려갔습니다.

깊은 속에 다만 한  있는 집에,

어린이 하나만 누워 있고밤은 점점 깊어 갔습니다.  캄한 밑에서 소리만 출렁출렁 나고,

바람이 쏴아 불고 몹시 서웠습니다.

그래도무서움을 아니 타고 올빼미와 까치는 나뭇가지에서 않고앉아서 지키고 있었습니다.

밤은 점점 깊어만 갔습니다. 나무 밑에서 쏴아 하는 소리가 나더니밤눈 밝은 올빼미가 눈을

둥그렇게 뜨고 내려다보니까, 아아 큰일 났습니다보기에도 무서운 시커먼 구렁이가,

어린애가 자는 방을 향해서 자꾸 갑니다그래서깜짝 놀라서 이것 큰일 났다고 까치를 보고 자꾸 

울었습니다 소리를 듣고 까치도 신을 차려 보니까 구렁이가 어린애 방으로 가는 것이 보였습니다.  

큰일 났다고까치가 자꾸 깍깍 깍깍 울어서동무를 불렀습니다.

아닌 밤중에 군호 소리를 듣고까치 떼가 금시에 몰려왔습니다.

수많은 까치가 힘을 하여 구렁이 몸뚱이를 쪼았습니다 벌써 구렁이는 문턱에까지 으나,

까치 떼에게 뜯겨서 필경 죽어 늘어졌습니다구렁이가 죽는 것을 보고야 까치 떼는 헤어졌습니다.

올빼미와 까치는 나서 눈을 크게 뜨고 지켰습니다.

얼마 아니 있어서마을에 갔던 노파가 꺼져 가는 등불을 들고어린애가 잘이나 있나?

하면서급히 아왔습니다. 오니까올빼미와 까치가 방문 앞에까지 와서 자꾸 우는 까닭,  가서 등불을 

밝혀 보니까, 거기 구렁이 마리가 몹시 뜯겨서,  피를 흘리고 죽어 늘어져 있었습니다.

노파는 어린애를 끼어안고 기뻐하면서우리  복덩이 잘도 잔다.

오오까치야 올빼미야기특하다너희가 아니었다면큰일 뻔하였구나!

내가 내일 좋은 옷을 지어 것이니오늘은 편히들 자거라.하였습니다.

이튿날이 되어 노파는 약속대로 옷을 만들되올빼미에게는 얼룩덜룩하게 무늬 놓은 옷을 주고,

까치에게는 하얀 비단옷을 주었습니다.  그런,  올빼미는 진드근하니까,

옷도 얼른 몸에 맞도록 되어서 먼저 입었지,  까치는 하얀 비단옷 입는 좋아서 자꾸 겅정겅정 

뛰어 돌아다녔습니.  노파가 옷을 대강 만들어서 맞는지 맞는지 보려고,  입혀 보았습니다.

 얘야,  진드근하게 있거라어디 맞나 맞나 보자.

하여도까치는 옷을 입더니그만 무한 기뻐서 자꾸 겅정겅정 뛰어 돌아다녔습니다.

너무 그러니까노파도 성이 났습니다글쎄이리 오너라맞나 맞나 보자.

그렇게 말을 들으면,  그 때때옷에 검정 물을 끼얹을 테다.

하여도까치는 그저 입는 좋아서자꾸 뛰어다니기만 했습니다.

그래도   테냐?” 소리를 질러도 까치는 기뻐서 뛰느라고 듣지도 못하고,

그저 좋아서 겅정겅 뛰어 돌아다니기만 했습니다.

노파는 참다 참다 못해서예끼 녀석!” 하고옆의 대야에 있던 검정 물을 내어 끼얹었습니다.

까치는 겅정겅정 뛰다가머리에서부터 검정 물을 뒤집어 쓰고 하얗던 비단 옷까지 까맣게 되었습니다.

그리고다만 배때기만 물을 맞아서하얀 채로 있었습니다그래도까치는 그저 입는 좋아서, 

그저 겅정겅정 뛰어다녔습니다그래서까치는 등이 까맣고지금까지도 옷을 그대로 입고 좋아서 

정겅정 뛰어다닌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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